빽빽한 주차장, 내가 나온 뒤에 다른 차가 재빨리 그 자리에 들어가는
모습을 자동차 반사경으로 본다. 그럴 적마다 적지 않은 희열을 느낀다
그가 누구였든 상관없다.그는 속으로 내게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내 귀에 들리지 않아도 그가 그렇게 느껴준 것으로 나는 흐뭇하다.
처음에는 어쩌다 그랬다. 나중에는 버릇삼아 그랬다. 지금도 그런다.
거의 취미삼아 그런다.
밥값 받으면서 식당 종업원이 들려주는 " 고맙습니다 " 백화점 출납
직원이 그저 하는 " 고맙습니다 " 전화국 교환수나 바행기 승무원이
하는 " 고맙습니다 " 라는 말은 다 기계적이며 무의식적으로 하는 소리
이다. 귀에는 들리나 마음에까지는 채 내려가지 못하는 소리이다. 그
러면 어떤가?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이고 기계적이라 할지라도 좋다.
남에게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들려주는 그 입술에 주여, 복을 내려주
옵소서.
구조상으로 고맙다는 말을 좋아하는 인생아, 값없는 그 말 한 마디
가 그렇게도 기다려지겠지! 네가 그렇게 느껴지거든 고마움을 뿌려
라. 고맙다는 말을 뿌려라. 낭비해도 좋다. 뿌려라, 뿌려주어라,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 말씀을 하시면서 느끼신 주님의 마은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
겠는가(눅 17 : 11 ~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