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욕심이다
후회는 한갓 욕심이다. 할 일을 하지 못해서 또는 하지 말 것을
해버린 까닭에 좋은 것보다 더 좋은 것을 택하지 못해서 후회를
한다. 또한 우리는 그때 좀 더 담대하거나 지혜롭지 못하고 참지 못한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고 후회하는데, 그것이 우리 삶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누가 후회할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후회는 모든 일을 다
잘하고 언제나 모든 일에 온전하고 손해 보지 않겠다는 지독한 욕심의
발로가 아닌가?
후회는 허세다. “지금 같으면 안 그랬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해본
일이 있는가? 그러나 만일 그때 지금과 같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별수 없이 후회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때는 그 이상 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지금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엇인가에 약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실수한
것이지 완전한 사람이 실수한 것처럼 자기 실수를 과도하게 후회하는
것은 분명한 허세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수의 허용치(許容値)를 가져야 한다. 실수를 하고
서도 실수에 잡히지 않는, 어느 정도의 실수 면역성 같은 것 말이다.
후회라는 매질로 자기 실수를 내어 쫓는 것보다는 자기 실수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야 실수를 바로 알 수 있고 그러는 가운데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지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후회의 쓴잔을
회개의 단잔으로 바꿀 수도 있으리라(고후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