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댓글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나눔터에 글을 올린 까닭이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오고 그 가운데 주요 관심사는 교인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댓글을 붙이고 서로 찬반을 주고받는 왁자지껄한 나눔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주일에 교회에서 만나 주고받는 이야기들을
나눔터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온라인에서 계속 이어지는 만남을 기대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눔터를 자유게시판으로 생각한 것인데 나눔터의 성격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알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나눔터의 성격 공지와 여유가 되면 자유게시판 개설을 부탁드립니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나눔터는 좀 삭막한 기운이 있어서 시 한편 먼저 소개합니다.


검정엿                 

정춘근 지음

삼 년 병치레하던 아버지를 위해 친구에게
검정 엿 세 덩이를 얻어 온 적이 있었습니다
두 덩어리는 아버지에게 드리고
한 덩어리는 감춰 놓은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더 먹고 싶어하는 기색을 보여도
저는 없는 척 하다가 밤늦게 마당에 나가
검정 엿을 급히 먹다 목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한 내 등짝을
누군가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아버지가 힘없이
제 등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차마 돌아보지 못하고
먼 산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 댓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합니다.

1. 나눔터에서 글이 보이지 않으면 작성자는 우선 ‘내 글이 삭제되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지난 글에서 ‘백업해서 보관했다’는 것을 삭제 한 것으로 잘못 받아드렸네요.
그런데 주일 저녁에는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충분했고, 별다른 연락이 없으니 더욱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월요일에 다른 분은 주일(14일) 저녁에 연락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내규만 읽고 전후 사정을 모르면서 무작정 기다리는 일도 무리가 있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차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2. 누가 보아도 정치적인 색깔을 띤 글이라고 해서 ‘그들은 제2의 노무현 탄생이 싫었다’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몇차례 반복해서 읽었지만 미디어 사역팀에서 왜 그런 판단을 내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눔터에 올리는 글의 대부분(삭제된 글 포함해서)은 인터넷에서 빌려서 올리는 글이고,
우리 서부교회에서 충분히 받아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미디어 사역팀에서는 달리 보시는 모양입니다.


3. ‘미디어 사역팀 비하’부분은 이렇게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발음 기관에는 문제가 없는데 글을 원활하게 읽지 못하는 난독증입니다.

말과 글에 높이와 장단 그리고 감정과 해학까지 있으면
- 당연히 비난과 비방 욕설과 왜곡 등은 없고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자세도 포함해서 -
유익하고 즐거운 대화가 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을 올렸는데 자꾸 아니라고 하고
숨은 의도를 묻는다면 달리 무슨 답변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냥 답답할뿐!!

나머지는 앞서 적어 놓은 것과 같습니다.

20일(토) 모임으로 좀 더 나은 나눔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 헷세드 2009.06.19 18:00
    댓글에 감사드리고, 지난 한 주간의 일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나눔터를 자유게시판으로 이용한 글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또 소속 및 로그인 금지와  글을 삭제하면서 알려주지 않는(삭제통보와는 다른)  등 이런저런 일에 당연히 서로에게 불쾌한 감정이 생기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더구나 자기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나눔터의 성격을 바꾸거나 내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지요 그럴 필요도 없지요. 다만 조용히 물 흐르는 듯한 나눔터에  때로는 세찬 물줄기도 흘러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아직 때가 아니라면 더 기다려도 됩니다.  다만 바라기는 서부교회가 언제나 어디서나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펼쳐지고 우리 모두의 몸과 영혼에 건강함과 행함이 있는 믿음을 간직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생하셨는데 평안하세요. 주일에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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