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자녀들처럼
어떻게 처신할까? 남 몰래 생각해본다. 자주 그래 본다. 허구가 많고
유혹에 미끄러운 세상이기에 함부로 살 수 없어 그런 것이다.
우렁이처럼 살아볼까? 조용한 때만 슬그머니 껍질에서 나와 진흙을
핥다가 주위가 조금만 소란해도 껍질 속으로 들어가서 죽은 체
해버리는 우렁이처럼 지극히 작은 피해의식에 질려 세상으로부터 숨어
버리는 한 가지 처세술은 될 것이다.
아니면 스폰지처럼 살아야 할까? 물에 넣은 스폰지는 그 물이 더럽든
깨끗하든 그 물을 흡수해 버린다. 세상의 모든 풍습과 유행과 물질을
닥치는 대로 받아들이는 스폰지 인간이야 될 수 없지.
카멜레온처럼 살기도 쉽다. 열대지방에 사는 도마뱀의 한 종류인 이
카멜레온은 작은 몸에 날쌔지도 못하다. 그는 그 몸의 색깔을 몸이
닿는 물건의 색깔과 즉시 같게 함으로써 적의 눈을 피한다.
명맥을 이어가는 것만이 삶의 전부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모양으로는 살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다. 빛은 숨을 수 없다. 우리는 색채가 분명해야 한다.
빛의 자녀 들처럼 살아야 한다( 엡 5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