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을 바라보며
그렇다손 치더라도 꽃은 피해 없이 경쟁 한다. 색깔과 향기와 조화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말이나 인상이나 몸짓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발이나 주먹을 쓰지도 않는다. 뒷전에서 남을 중상할 줄도 모르고
누구에게 아부할 줄도 모른다. 남의 이익을 가로채지도 않고 남의 용모를
헐뜯지도 않는다. 자기 자랑과 선전 한 마디 없다. 꽃은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그 색깔에, 그 향기에, 그 모습 그대로에 충실 할 뿐이다.
아름다움의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데 대한 관심조차도 없이....
이런 꽃 앞에서 인간은 주제 넘는 일을 많이 했다. 멀쩡한 꽃들을
경쟁한다고 생각해 왔고 그렇게 말해 왔다. 이른 봄이면 매화와 배꽃이
다투는 줄 알았고 시인들은 그렇게 읊조렸다, 모란과 장미가 그런 줄
알았고 코스모스와 봉숭아가 또한 그런 줄 알았다. 게다가 인간은
시키지 않은 일을 하나 더해 놓았다. 꽃의 우열의 등수를 매겨 왔고
자기 마음에 드는 꽃은 좋다면서 꺾어 갔다. 거리에 핀 꽃은 등수에도
넣지 않고 탐스런 모란꽃은 꽃 중의 왕으로 높였다.
왜 그럴까? 보이는 대로 말하고 느낀 대로 판단하는 인간이기에
자기 멋대로 꽃들을 그렇게 밖에는 봐 주지 못한 것이다. 창세로부터
하나님의 명에 순종하여 사명을 다하는 꽃들을 인간은 자기들의 경쟁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경쟁 없이 살 수는 없을까? 피해를
주지 않고 경쟁할 수는 없을까? 칡덩굴처럼 남을 감고 경쟁하고,
기생충처럼 남의 피로 배불리는 경쟁도 말이다.
주님께 여쭈어 보자. (마 20 : 25~28 )
꽃들은 그야말로 다툼이나 경쟁이 없이 그 모습 자체로 기쁨을 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