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후회 없는 과거 없고 공포 없는 미래 없다. 당장 예외가 생각나기는
하지만 그냥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좀 더 느낀 대로의 말일 것 같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우리는 후회와 공포 사이에서 잠깐 주춤한다.
한 해의 많은 일에서 최선을 다 못하고 차선에서 그친 것을 후회한다.
새해를 넘겨다보니 복된 새해에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막연한 두려움을
배제할 수 없다. 새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어릴 때 설날을 기다리던
느낌 같지만은 않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꼭 비관주의 자 이거나 단순히 믿음이 약한
탓이라고만은 말할 수 없다. 그것은 인생을 조심스럽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거의 계절병처럼 이때에 겪는 마음의 증세이다. 한해를 대과(大過)없고,
원치 않게 받은 수치와 상처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후회와 공포,
이것들은 어쩌면 산 사람의 사는 조건일지 모른다. 특히 바로 살아보려는
사람에게 말이다.
악을 떠나는 것은 악의 모양과 분위에서까지 벗어나는 것이다.
그것을 후회하고 미워하고 멀리하고 보지도 말아야 한다.
당신 혼자, 당신 속 사람이 넘겨다 보는, 죄악이 넘겨다 보이는 마음의
창문을 닫아라. 밀봉해 버려라.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연락과 무법과 우상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좇아 행한 것이 지나간
때가 족하도다“(벧전 4:3).
그러나 새 잎이 나오면 아무리 질겨도 묵은 잎은 떨어지고 마는 것처럼
새해가 오면 묵은 후회와 공포는 물러가고야 말 것이다. 후회와 공포를
느낄 겨를도 없을 것이다. 열쇠 없는 자물쇠 없듯이 해결 없는 문제는
없는 법이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사 41:10).
2006년 한 해도 변함없이 부족한 사람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리스도를 존귀케 하며,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그리스도 중심의 놀라운
삶을 바라보고 있는 분들에게 소망의 2007년 새해에도
주님의 은혜와 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