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 학술대회 ‘종교와 여성’ 분석


4월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제2회 여성주의인문학 연합학술대회 ‘종교와 여성’에서 구미정 숭실대 겸임교수(기독교윤리학)가 강남 대형 교회들이 ‘종교 비즈니스’에 여성 신도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분석해 눈길을 끈다. 구 교수는 ‘강남형 대형 교회 여신도들의 신앙양태에 대한 신학윤리적 성찰’이라는 발표문에서, 한국교회의 신도 수가 꾸준히 줄고 있음에도 ‘강남형 대형 교회’들은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구 교수는 대형 교회를 ‘강북형’과 ‘강남형’으로 나눈다. 강북형은 1970~80년대 개발독재 패러다임을 그대로 차용한 모델로 목회자의 제왕적 리더십에 기대 은행 빚을 얻어 무리하게 교회 건물을 짓고, 축복 일변도의 설교로 신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하며, 교회 내 비판세력을 잠재우기 위해 부교역자 등에게 감시와 통제를 할당하는 조직 관리의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반면 강남형은 한국사회에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횡행한 이후 서울 서초구, 강남구, 반포구 등에 생겨나 급속하게 성장한 교회들을 일컫는다. 이 교회에서 신도들은 정기 예배나 모임에 반강제적으로 동원되는 몰개성적 대상이 아니라, 자신들의 다양한 욕구와 필요에 맞춰 교회가 제공하는 특화된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 가령 청소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전스쿨,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스쿨,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좋은아버지학교, 각종 리더십스쿨, 영어 예배와 성경공부 등이 그런 프로그램이다. 제왕적 리더십 대신에 팀 사역을 통한 나눔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복음전도보다 사회선교나 사회적 책임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 ‘긍정의 힘’ ‘다니엘 학습법’ 등 기독교계 자기계발 서적이 붐을 이루는 것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인기와 동일한 맥락이다.

이 때문에 강남형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불투명한 재정운영, 교회 세습, 여신도와의 염문설 등이 끊이지 않는 강북 목회자들에 비해 비교적 깨끗한 최고경영자(CEO)형 리더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이 구 교수의 분석이다.

구 교수는 특히 강남형 교회 신도들의 7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과 기독교계 자기계발 서적의 주요 소비층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것은 (강남형 교회들이) 탈권위주의적인 조직운영과 여성 친화적인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를 자율적 주체로 간주하는 중산층 여성들의 종교 소비 욕구를 한껏 자극하기 때문이다.

구 교수는 이러한 중산층 여성을 대상으로 한 ‘예수 비즈니스’의 성공이 갖는 문제점을 ‘수동적 소비주의’에서 찾는다. 또 “강남의 여성 신도들이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여성이 당회에 들어가는 것이나 총회에 대표로 참여하는 등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지극히 미온적”이라든지, “그저 교회가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즐겁게 소비하는 것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행복한 노예’의 전형”이라고 지적한다. 종교활동에서도 “소비자본주의가 여성을 소비의 주체로 치켜세우면서 특정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으로 계급 차별화를 이루게끔 끊임없이 잉여소비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특정 교회, 특정 교구에 소속됨으로써 다른 신도들과 구별된다는 환상적 이미지야말로 강남 대형 교회들이 중산층 여신도들을 겨냥해 내놓은 기발한 종교상품이고, ‘종교 비즈니스’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구 교수는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의 원리가 판치는 시대에 참으로 교회가 ‘세상 안에 있지만 세상과 다른’ 내재적 초월의 미학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토대로 삼을 패러다임은 성장과 성공이 아니라, 작음과 낮아짐, 나눔과 섬김, 보살핌과 살림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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