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
먼 길 떠나려 꾸리는 정들이
온 산과 들에 미련으로 형형색색 녹아내리지만
들풀은 이미 바구니를 이고 꽃신을 신었으니
파란 가슴 뭉게뭉게 아련히 떠가는
하늘 길이 열린다.
알알이 햇살들로 채우고
마디마디 풀어 낸 수천의 무지개 비늘
하늘 퍼즐을 맞춘 잎사귀 하나
열린 길의 통로 계곡물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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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태양에 새카맣게 타고 피부는 거칠어 졌지만,
기적처럼 계절은 변하여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왔다.
직접 수고하지 않았는데 식탁위에는 곡식이 올라오고
갖은 채소와 고기와 해산물이 올라온다. 그리고
식사 뒤에는 달콤한 과일이 입맛을 개운하게 한다.
한 계절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기와 물과 음식이 있음에
감사하는 삶을 살기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이 풍요로운 계절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아무리 좋은 여행지라도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비록 시간이 모자라 멀리 있는 이름난 여행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가까운 산도 좋고 한 시간거리의 근교도 좋다.
가족과 함께하면서 목욕탕에서 때를 벗기듯 밀린 대화를 하다 보면
훨씬 가까워진 가족을 느끼게 된다.
피부를 맛 대며 보낸 하루의 여행은 세상의 온갖 시름 잊고
자연의 너른 품속에서 보내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임을 알게 해준다.
함께 둘러앉은 소박한 식탁에는 여러 색깔과 모양의 행복이 있다.
늘 자연을 희구하지만 여러 가지 환경이 허락하지 않아 맘속에만 품고 사는
도시인들에게 여행은 가장 좋은 처방이다.
인격과 감성을 풍요롭게 한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자연을 통해 배우게 된다.
여행은 자연으로 다가가는 소중한 발걸음이다.
부족하고 준비되어있지 않더라도 맘만 모아지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미루면 누리질 못할 한 가을 날의 아름다운 동화를 가족과 함께,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