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휴가
어린아이가 하나님께 쓴 편지의 한 토막이다. “친애하는 하나님,
오는 금요일에 우리는 두주간의 휴가를 떠납니다. 그래서 교회를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교회에 계시기 바랍니다.
참, 하나님은 언제 휴가 가시지요?“
어린이답게 순진한 데가 있어 참 좋다.
하나님을 교회에다 떼어놓고 휴가를 가고, 휴가 갔다 왔을 때
하나님께서 교회에 계시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하고,
또 하나님도 휴가를 즐기시는 줄 아는 동심 그대로의 표현!
어린아이의 생각은 어린아이에게 어울린다.
그것은 마치 어린아이의 의복이나 장난감이 어린아이에게
어울리는 것과 같다.
그런 생각이 어른에게 있다면 큰일이다.
신앙생활을 오래해 온 당신이 휴가 때에 하나님을 떼어놓고
가는 줄로 생각할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행위가 그것을 증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10번 잡아떼도 휴가 떠난 다음에 하나님을 교회에 떼어놓고 나온
사람처럼 산다면 하나님을 더없이 얕보는 것이다.
어찌 휴가뿐이랴.
교회 밖에서의 당신의 생활 전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으신다.
어디로 가서 하나님을 피하겠는가?(시139:7~8)
집에서도, 교회에서도, 집을 나서고 교회를 떠난 뒤에도,
빛 가운데나 밤중에나, 들판에서나 굴속에서도 당신과 함께 계신다.
니체처럼 불신앙으로 볼 때 그것은 하나님의 지독한 간섭으로
보일 것이나 믿음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하나님의 극진하신 사랑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