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
매미의 소리는 여름의 무더위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무더위 속에서도 삶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듯합니다.
사실 매미는 6~7년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아갑니다.
성충이 되면 밖에 나와 1주일 만에 죽는다고 하지요.
종에 따라 애벌레가 땅속에서 지내는 기간은
1~2년, 3~4년, 5~6년 등 차이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녀석은 무려 17년간이나 땅속에 있다가 나온다고 하는데
성충이 되어서 보내는 시간은 고작 2~4주가량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충이 되어 그토록 울고 있는 것은
한 달도 다 살지 못하는 뜨거운 여름동안
짝짓기를 하기 위해 구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하늘로 날아올라 무더운 열기 아래서
사랑을 위한 간절한 구혼의 노래를 부르고 있기에
온 세상을 그들의 소리로 가득 덮어 버리는 것입니다.
여름이 깊어 갈수록 무더위가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매미는 더욱 굵은 목소리로 열정의 노래를 부릅니다.
어쩜 우리에게 주어진 몇 주는 매미에게 주어진 그 간절하고도
절박한 그런 시간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매미에게도 그토록 귀하고 가치 있는 시간
그들의 생을 다하며 온몸으로 노래하는 그 시간
우리는 어쩜 그저 지나가는 한 번의 여름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매미들 보다 더 하찮은 시간으로 여기기에
사랑을 위해 노래하거나 열정을 다하지 못하면서..
우리도 성령으로 말미암아
자유의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 이 강렬한 태양 아래서도
사랑을 노래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 드려지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으로 부르는 삶의 노래를
세상 가운데 가득 담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름이 깊어 가면 갈수록 그 가운데서 우리의 열정이 여름을 식힐 수
있게 되길 우리의 사랑이 주님을 시원하게 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합니다.
주여 우리로 이 여름을 당신의 사랑으로 인해
사랑하는 삶이 될 수 있게 하소서.
이 시대와 이 민족과 그리고 우리의 원수마저도
그렇게 가슴에 품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끝까지 사랑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