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가에
어둠이 힘없이 다가와 내 옆에 머물고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를 흔들 때면
스치는 바람, 땅거미 에도
발걸음이 무거워 질 때면,
엊저녁에 보았던
발그레한 달그림자에 선하고
바람은 어둠에 찬데
저물어가는 가을 하늘가로
노을이 짙어 가면
하늘 어딘가에 떠 있을 듯
그리운 모습이 떠오르고
쓸쓸한 기러기 한 마리
너울너울 집으로 간다.
길은 멀어도
가을날 잎 새에 하늘이
노랗게 물들지 않아도
길 옆에 핀 이름 모를 들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돌아서가는 임의 모습이 파도에 밀려오고
어제인 듯 그제인 듯
가슴에 남아있는 임의 모습에
희미한 달그림자 잦아 들어간다.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엡5:9)